그럼 구해다 주신 보석을 반지에 끼워 넣어야겠군요.

(반지에 보석을 끼우고 나서) 정말 아름답군요. 왜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라고 불리는지 알겠습니다.

이 반지라면 사데나도 틀림없이 감동해서 제 청혼을 승낙할 겁니다.

아아, 빨리 사데나에게 가져다 줘야겠습니다.
하지만 이 반지를 만들기 위해 가장 큰 수고를 하신 분은 다름 아닌 플레이어 님입니다.

그걸 감추고 제가 모든 것을 한 것처럼 꾸미고 싶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원래 바나할 사람들은 명망 있는 데바가 결혼할 사람을 소개해 주는 풍습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플레이어 님이 가서 저 대신 반지를 전해 주십시오. 플레이어 님 정도로 명망 있는 데바가 간다면 사데나도 만족해할 겁니다.
가서 사데나에게 반지를 전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얼마나 사데나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전해 주시고요.

전 뒤에서 플레이어 님이 반지를 전해 주시는 걸 조용히 지켜보겠습니다.

드디어 이런 날이 오다니... 정말 가슴이 벅찹니다.
남자들은 참 멍청하고도 무모한 것 같아요.

하긴 제 매력에 빠지면 이성을 잃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요.

안 그래도 다스카이르라는 미천한 데바가 제게 빠져 사랑을 고백하더군요.

우리 사이의 벽이 얼마나 높고 두터운지 알려 주려고 '사랑에 빠진 심장'을 구해 오랬더니 그 바보 같은 남자가 정말 구해 왔지 뭐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를 만들어 오라고 했더니 정말 구할 기세로 돌아가더군요. 나 참 기가 막혀서.
이, 이게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인가요?

아아... 정말 아름다워요.

이렇게 아름다운 반지를 처음 봐요. 상상 이상이네요.

다이아몬드 빼고는 다 처음 보는 보석이에요.

절 감동시키면 생각해 보겠다고 했지만 이건 정말 감동 이상이군요.

그럼... 음... 다스카이르에게 데이트 몇 번 정도는 허락하겠다고 전해 주세요.
플레이어 님이 반지를 전해 주시는 것도 봤고, 사데나의 대답도 들었습니다.

당연히 뛸 듯이 기뻐해야겠지만 이상하게도 제 마음은 그렇지 않네요.

그토록 원하던 일인데... 심지어 친구와 부모님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키워 온 사랑인데...

오랫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하지만... 전 이제 사데나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를 받은 그녀의 표정을 봤기 때문입니다.

제 사랑에 감동한 것이 아니라 귀한 물건을 손에 넣었다는 기쁨에 넘치는 탐욕스런 얼굴이었지요.

그 표정을 보자 사데나의 사람됨에 대한 실망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도 깨달았지요.

친구들과 부모님의 말씀이 맞았습니다. 사데나는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할 만한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플레이어 님께는 죄송할 뿐이네요. 온갖 어려운 일을 다 도와주셨는데...

하지만 제 눈에 쓰인 콩깍지가 벗겨진 것도 모두 플레이어 님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