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어, 오랜만이군, 플레이어. 데바의 의식을 치르러 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성장했나?

자네 모습이 대견스러운 한편 걱정스럽군. 아마 지금 고민이 많을 거야.

데바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userclass]을 선택한 게 올바른 걸까? 영원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

후후, 놀랄 필요 없네. 나 역시 자네 정도일 때 똑같은 고민을 했었으니까.

그 고민에 대한 답은 살아가는 내내 해야겠지만 현인의 의식을 치르면 그래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걸세.
설마 이 얘길 처음 들은 건가? 현인이란 깨달음을 얻은 데바를 말한다네. 정체성을 잃고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이끄는 스승과 같은 존재지.

하지만 현인은 만나기가 어렵다네. 오죽하면 그분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걸 '현인의 의식'이라고 부르겠나.

다행히 난 무닌 스승님의 도움으로 쉽게 의식을 치를 수 있었지만 자넨 스승님의 도움을 받기 어렵겠군. 아직도 유배 중이니 말일세.

대신 다른 현인을 찾아 의식을 치를 수 있게 도와주겠네. 어떤가, 현인의 의식을 치를 생각이 있나?
그럼 현인부터 찾아봐야겠군. 말했던 것처럼 과정이 쉽진 않을 거야.

깨달음을 얻은 자들은 겉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어쩌면 자네가 상상도 못한 사람이 현인일 수도 있다네.

더구나 누가 현인인지 알았다 해도 자네의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결코 자신이 현인임을 밝히지 않을 걸세.

자네에게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하나 소개해 주지. 모르헤임에 있는 우트가르 님을 만나보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현인에 가까운 분이니 자네가 원하는 걸 알려줄 지도 모르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플레이어 님.

헤임달이 미리 편지를 보냈더군요.

현인을 찾고 계시다고요?
현인에 대해서는 설령 안다고 해도 가르쳐 드릴 수는 없습니다.

황혼의 아칸들의 지침 중엔 '스스로 찾은 정보가 아니면 진정한 정보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이 가르쳐 준 진실은 그저 '사실'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뜻이죠.

현인을 찾기 위한 여정 역시 깨달음의 한 과정입니다. 플레이어 님이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야만 현인이 진정한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하지만 단서 정도는 드릴 수 있습니다.

판데모니움에서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 있는 점성술의 데바 브라칸을 찾아 가십시오. 그가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세상의 이치는 모두 하늘에 담겨 있소.

하늘의 움직임을 파악하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말이지.

모든 것을 깨달은 대예언자 칼릴 님이 그랬듯이 말이오.

젊은 데바여, 당신은 무엇이 궁금해서 나를 찾아온 거요?
현인이라... 흔치 않는 질문이군.

우트가르가 내게 가 보라고 했다면 당신은 자격이 있다는 뜻이겠지. 현인에게 의식을 청할 자격 말이오.

그대가 찾는 현인은 세상 곳곳에 있다오. 판데모니움 선착장에 있는 카넨사도 그 중 하나지.

하지만 자신이 현인이라는 걸 쉽게 밝히려 하지 않을 테니 신성한 등불을 구해 가시오.

그러면 당신의 물음에 답을 해 줄 것이오.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람은 항상 무언가를 실어온답니다. 그것은 희망일 때도 있고, 재앙일 때도 있지요.

너무 뜬금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나요?

당신은 무슨 용무로 온 건가요? 비행선을 이용하시려면 저쪽이랍니다.
사람을 잘못 찾아오신 것 같습니다.

현인이라뇨? 저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바람을 좋아하는 데바일 뿐이죠.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군요.
신성한 등불을 가져오신 걸 보니 의식을 위해 오신 분이군요.

저의 정체를 알고 성물을 구해 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까지 오신 것만으로 당신은 자격이 충분하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답을 찾는 길은 어렵습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른 채 임무에만 매진하는 삶이 나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현인의 의식을 치르고 싶습니까? 어떤 힘든 일이라도 할 각오는 되어 있습니까?
제가 당신에게 직접 깨달음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죠. 저는 단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방향만 가르쳐 줄 것입니다.

저는 배의 돛을 밀어주는 바람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험한 바다를 건너는 것은 당신 몫입니다.

그 길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극복해 내면 데바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알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