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의 모습을 보니 마족인 것 같군.

예전에 마족을 만난 적이 있었지. 좋은 상황에서는 아니었지만 말이야.

솔직히 마계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네.

거기에 겪은 일도 그렇고, 거기에 남겨두고 온 사람들도 그렇고...
자네 혹시 델트라스와 폭풍의 레기온이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있나?

그렇다면 이해가 빠르겠군. 내가 바로 그 폭풍의 레기온의 일원이었다네.

델트라스 님이 죽고 모두 뿔뿔이 흩어졌을 때 지켈 주신의 저주를 받은 이들이 있다네.

작고 통통한데다 귀가 길쭉한 짐승으로 변했지. 혹시 그들을 알고 있나?
자네가 알고 있는 걸 보니 아직 마계에 살고 있는가 보군.

마계에 떨어진 것도 부족해 아직도 짐승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니... 정말 가슴이 아프군.

미안하지만 게르뮤를 찾아가 내 말을 좀 전해 주겠나?

언젠가 저주가 풀리고 용족을 물리칠 날이 올 거라고 말일세. 그때까지 용기를 가지라고.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군.

아마도 몹시 힘들고 괴로운 세월이었겠지.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반드시 저주가 풀릴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네.

게르뮤에게 내 말을 잘 좀 전해 주게.
조용히 숨어 사는 저에게 무슨 볼일입니까?

게르게르가 누구에게 피해를 끼친 일은 없을 텐데...
그랬군요... 비시오스가 아직 우리를 기억하고 있었군요.

우리의 운명도 불행했지만 비시오스도 꽤 굴곡진 삶을 살았네요.

언젠가 웃으면서 옛 이야기를 할 날이 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