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잠깐! 이건...

이건 뭔가 다른 것 같소. 가만 있자...

이런! 가짜 보물 지도만 골백번 넘게 보다가 진짜 보물 지도를 놓칠 뻔했지 뭐요!

이건 여태까지 가지고 왔던 것과 다른 것 같소.
가짜 지도가 기록된 책에는 전혀 없는 모양인 데다 뭔가 범상치 않은 내용까지 적혀 있소.

이런 것은 듣도 보도 못했소.

틀림없소. 이건 분명히 진짜요.

안 그래도 데바 양반의 끈기에 감탄하고 있던 중인데 드디어 진짜를 찾아왔구려.
헌데 여기 적힌 문구를 아무리 읽어 봐도 도무지 보물이 어디 묻혀 있는지는 모르겠구려.

무식한 내가 계속 들여다 본다고 뜻을 깨칠 것도 아니고 도움을 받는 게 낫겠소.

이름난 잡학박사인 바토니아에게 물으면 무슨 뜻인지 알려 줄 것 같소.

수고스럽겠지만 엘리시움까지 가서 좀 물어봐 주겠소?
바토니아야 보물이라는 걸 알아도 욕심낼 사람이 아니니 솔직히 말해도 괜찮을 거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 귀에 들어가서는 안 되오. 특히 탐욕스러운 발굴 조합 슈고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물 냄새를 풍겼다가는 바로 빼앗길 테니 알아서 조심하쇼.

그리고 데바 양반도 나 몰래 꿀꺽할 생각은 마쇼. 뭐 여태까지 봐 왔으니 그럴 위인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지만 말이요.
일확천금을 꿈꾸다가 허망한 최후를 맞는 자들을 많이 봤다오.

요즘엔 물질 만능주의의 폐해가 어찌나 심해졌는지 물질에 영혼을 파는 어리석은 자들이 정말 많아졌소.

무슨 내용인지 알려 달라고 가져오는 문서의 태반이 보물에 관련된 것이더구려.

옛말에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했거늘...

어째서 어리석은 인간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깨닫지 못하고 크나큰 재물만 바라는지 모르겠소.
또 보물 지도요?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도 이런 걸 내밀다니...

하긴 사람의 탐욕이 문제지 고문서에 무슨 죄가 있겠소. 그러니 내 한번 봐 드리겠소.

이 지도는 한때 유행하던 방식으로 만든 거구려. 지도는 속임수고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시구요.

'식어 버린 화산이 만든 가장 깊은 곳'이라... 이 지도 테오보모스에서 가져온 게 맞소?

대파국 전에 테오보모스에서 해저 화산이 폭발한 적이 있소. 아마 그때 폭발한 분화구 중에서 가장 거대한 곳을 말하는 것 같소.

나야 테오보모스의 구체적인 지형을 모르니 구체적인 장소는 메이화링 발굴조합의 슈고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낫겠소.
테오보모스는 풍요의 땅이라 불릴 정도로 부자들이 많은 동네였다던데 이제 부자들이 숨겨 놓은 재물도 슬슬 떨어져 가나 보당, 갸릉.

전에는 유물뿐 아니라 금은보화도 심심찮게 발굴이 됐었는데 다 옛날 얘기지 뭐냥.

조합원들 독촉하는 것도 이제 지겹당, 냥냥.
'폭발한 해저 화산의 분화구 중에서 가장 거대한 곳'이라고, 갸릉?

그렇다면 딱 한 군데지!

하지만 거긴 왜? 거기 뭐가 있길래 그러냥, 냥냥.

그걸 말해 주기 전엔 나도 도움을 줄 수 없당, 갸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