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노래가 당신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간만에 기력을 다해 노래를 불렀더니 꽤 힘이 드는군요.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힘이 없어서 꼼짝도 할 수가 없네요.
사실 오늘 할 일이 있었는데...

얼마 전에 투기장 근처에서 이 리본을 주웠습니다.

애인의 승리를 기원하며 증표로 준 물건 같은데 리본의 주인이 투기장으로 가다가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누군지 몰라도 잃어버린 사람은 꽤나 몸이 달아 있겠지요.
제가 지금 기력이 완전히 빠져서 그러니 저 대신 리본의 주인을 좀 찾아 주시겠습니까?

투기장 관리인인 加勒姆에게 물어보면 리본의 주인이 누군지 아마 알 겁니다.

투기장에 드나드는 사람은 대부분 알고 있으니까요.

이 리본을 드릴 테니 가름에게 가지고 가서 주인을 찾아 주세요.
리본을 잃어버린 사람을 못 찾으면 원래 주인이라도 찾아서 주십시오.

애정의 증표로 준 리본이 길거리에 버려져 이렇게 다른 사람의 손에 있는 걸 알면 아마 많이 속상해 할 겁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전 이만 좀 쉬어야겠군요.
투기장에 들어가려는 게 아니시군요.

그럼 제게는 무슨 용건이신가요?

투기장에 관한 거 말고는 제가 아는 게 없는데...
글쎄요... 처음 보는 건데요.

요즘 투기장에 가는 연인에게 승리를 기원하면 리본을 주는 게 유행이기는 하더군요. 칼이나 손목에 리본을 묶은 남자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별로 관심이 없어서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투기장 안에 계신 德尔普 님은 알지도 모릅니다. 모든 결투를 관전하시니까요.

그리고 리본에 문장이 수놓여 있으니 주인을 모르더라도 어느 가문의 것인지는 아실지도 모릅니다.
혹시 나와 겨루고 싶은 겐가?

이거 참 패기만만한 신참 데바로군.

어비스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아칸들도 나에게 결투를 청하기는 꺼리는데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원한다면 들어줘야지!
하하하, 내가 너무 성급했군. 오랫동안 결투를 안 해서 몸이 근질근질했던 모양이야.

어떤 리본인지 어디 한번 보세.

미안하지만 누가 가지고 다니던 것인지는 모르겠군. 하지만 이 문장은 알고 있네.

검은색과 금색으로 수놓은 특이한 모양의 사각 방패는 미르트 가문의 문장이 확실해.

바나할 지구로 가서 塔尔梅鲁를 만나 보게. 가족 중 누구의 물건인지 알려주겠지.
이거 참 놀라운 일이로군!

미천한 출신인 신참 데바가 내게 용건이 있다니 말이오.

뭐 대단한 용건도 아닐 테니 방해하지 말고 물러가 줬으면 싶은데...
아니, 이건 프라나의 리본인데! 도대체 이게 어디서 난 거요?

아가모 님이 투기장 근처에서 주우셨다고?

으흠, 어쨌거나 잃어버린 물건을 돌려주러 왔다니 고마운 일이로구려.

2층에 있는 弗拉娜에게 가져다 주시구려. 그 애도 고마워할 거요.
탈메누가 여기까지 올려 보낸 걸 보니 뭔가 용건이 있는 모양이구려.

그런데 도대체 당신은...

아무리 봐도 나에게 용건이 있을 만한 데바가 아닌 것 같소만.
아니, 이건! 이게 도대체 어디서 난 거요?

뭐? 아가모 님이 투기장 근처에서?

아, 알았소. 내 리본이 맞소.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다 줘서 고맙소. 이건 작은 성의니 받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