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서는 모든 것이 퇴색되기 마련이라오.

인간의 감정이라고 다를 바 없소. 뜨겁던 사랑은 식고 슬픔은 잊혀지며 기쁨도 희미해지지.

데바들은 영원한 사랑을 믿지 않는다오.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형식적인 것으로 변하니까 말이오.

그래서 카롤린의 모성애를 보니 감동스럽기까지 하구려.

아들을 생각하는 카롤린을 위해서라도 정말 최고의 연회를 열어 보겠소.
카롤린이 원하는 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연회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와 음식이라오.

장소는 적당한 곳을 이미 물색해 놨으니 음식만 신경 쓰면 되오.

생각해 봤는데 요즘 유행하는 요리가 아니라 아레미온이 좋아할 만한 요리를 내놓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이왕이면 어렸을 때 카롤린이 자주 만들어 주던 요리라면 더 좋지 않겠소?
그래서 좀 알아봤는데 카롤린은 정말 지극 정성으로 아들을 키운 모양이더구려.

자주 만들어 준 요리가 캔서리드의 부드러운 속살로 만든 샐러드와 레피스마의 고기로 만든 파이라고 했소.

알트가르드나 모르헤임이라면 모를까 판데모니움에서는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오.

그래서 나도 그 음식을 메뉴에 넣으려고 하는데 좀 도와주겠소?

판데모니움에서 신선한 肯索利德肉과 莱皮斯玛肉를 구하기는 어려워서 말이오.
이왕 만드는 거 최고의 재료로 만드는 게 좋겠지.

알트가르드의 검은발톱 부락 해변에 있는 沙地肯索利德의 속살이 아트레이아에서 가장 야들야들하다오.

레피스마 고기는 모르헤임 얼음요새 주변의 얼어붙은 호수에 사는 冰之莱皮斯玛의 고기가 최고고.

참, 그리고 향신료로 莱森树莓食醋도 필요하다오. 식품 상인이 파니까 구하기는 쉬울 거요.

여기저기 다녀야 해서 힘들겠지만 꼭 구해다 주시오. 부탁하오!
연회를 열 곳을 꾸미라고 종업원들을 보냈다오.

전채 요리도 결정했고, 음료와 다과도 준비하고 있소.

沙地肯索利德와 冰之莱皮斯玛을 처치하여 얻은 재료만 있으면 중요한 준비는 끝이요.

부탁한 재료를 가져왔으면 이리 주시오.
도대체 어디서 뭘 하다가 온 거요?

이러다 연회 시작한 다음에 재료를 가져올 셈이오?

그러니 어서 가서 肯索利德肉과 莱皮斯玛肉를 구해 오시오.
알트가르드와 모르헤임을 들러 재료를 구해 오느라 수고가 많았소.

재료가 아주 싱싱한 걸 보니 서둘러서 가져왔구려.

이 사실을 알면 카롤린도 아마 고마워할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