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참, 인력이 꽤나 부족하긴 한 모양이야.

나같은 우수한 전투원한테 자꾸 연구 임무나 맡기다니!

나는 용족들을 모조리 처치하러 온 거지 루크하 밑동이나 뒤지려고 잉기스온에 온 건 아니라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니지. 이럴 때야말로 나의 우수함을 더욱 드러내 보일 때가 아니겠나?

전투에만 뛰어날 뿐 아니라 연구에도 뛰어난 만능의 데바라는 점을 과시할 수 있겠지.
자네 덕에 루크하의 정수 조사는 어느 정도 끝났으니 이번에는 땅에서 솟아오르는 유황을 조사할 차례네.

봐서 알겠지만 안그리프 분화구 지역 땅에는 곳곳에 독한 기체를 내뿜는 분화구가 있지.

바닥은 산성 기운에 녹아 질척이고... 아무튼 끔찍하지.

뭐, 눈에 띄는 분화구에 표본을 채취할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약품 처리를 해 두었네.

다양한 상태의 유황 표본이 필요하거든.

기왕 도와준 김에 유황을 채취하는 일까지 도와주겠나?
채집 도구 상자를 줄 테니 그 안의 병에 표본을 잘 담아오면 되네.

각 분화구에는 유황의 다양한 상태를 볼 수 있도록 이미 손을 써 두었어. 약품의 종류에 따라 굳어지거나 끈적이는 등 다른 상태를 볼 수 있지.

눈에 띄는 분화구니 찾는 게 어렵지 않을 걸세.

그럼 부탁하네.
유황 표본을 분류하는 중에도 임무 보고서를 쓰는 중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네.

하다 못해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는 중에도 방심해서는 안 되네.

마음이 풀어지면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걸세.
아직도 분화구 표본을 다 채취하지 못했나?

서두르지 않으면 분화구에 인위적으로 처리해둔 약효가 사라지고 말 거야.

내 고생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으면 어서 다녀오게나.
정말 수고 많았네. 이런 일을 수월히 돕다니 자네는 크게 될 인물이야!

자네같은 데바가 곁에 있으면 참 든든할 것 같네.

하지만 영웅의 앞길을 내가 막을 수는 없겠지!

언젠가 나 이상의 데바가 되어 공적을 세우길 바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