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바님,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수?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한이 되는 일이 하나 있어서 그렇다우.

그 한을 풀지 못하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 같구려.
나한테는 아들 녀석이 하나 있었다우. 금이야 옥이야 소중하게 키웠는데 각성을 해서 가디언이 됐지.

처음 가디언이 되고 이곳저곳 파견을 다닐 때는 편지도 쓰고 가끔씩 만나러도 오고 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연락이 끊어졌다우.

처음에는 어비스라도 갔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벌써 몇십 년이 됐구려.

어떻게든 죽기 전에 아들 얼굴을 다시 한번 보고 싶소. 내 아들을 좀 찾아주시겠수?
그럼 우선 아들의 동료에게 소식을 아는지 좀 물어봐 주시우.

普尔奇斯라는 데바가 예전에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는데 지금은 贝尔特伦结界塔에 있다고 하더구려.

가서 내 아들 丹拉比斯의 행방을 좀 알아봐 주시구려. 행방을 모른다면 행방을 알 만한 사람이라도 좀 알아내 주시우.
베르테론 결계탑에는 무슨 일이십니까?

요즘 결계탑 주변에 수상한 놈들이 많이 나타나서 위험하니 특별한 볼일이 없으면 돌아가는 좋을 겁니다.

볼일이 있으면 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시고요.
덴라비스?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아, 그 친구!

가디언 초기에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었지요. 하지만 서로 다른 부대로 전출된 후로는 저도 소식을 잘 모릅니다.

지나가는 말로 阿莱克西斯라는 가디언과 친해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알렉시스는 엘테넨의 沙漠侦察基地에서 근무한다고 하니 그리로 가서 물어보십시오.
이 더운 사막까지 절 찾아오시다니...

분명히 아주 급한 일이나 중요한 일이 있는 거로군요. 아니면 둘 다 이거나.

어쨌든 무슨 일로 오셨는지 말씀해 보십시오.
덴라비스 말입니까? 아아,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그 친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동료들과 함께 시공의 균열을 넘어갔다가 혼자 돌아오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거라 어찌 된 일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때 함께 갔던 동료가 엘테넨의 황금가지 군단에 있습니다. 阿伦이라고 하는데 직접 가서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어머니가 덴라비스를 찾고 있었다니...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진작 알았다면 소식이라도 전했을 텐데.
어서 오십시오.

이런 사막에 절 찾아온 사람이 다 있다니 무척 반갑습니다.

뭘 가져다 주려고 오신 것 같지는 않고... 무슨 일이십니까?
아, 덴라비스!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핏빛 안개 군단에 있을 때 덴라비스와 다른 동료들과 함께 시공의 균열을 통해 마계로 갔지요. 모르헤임이라는 곳을 갔는데 이리저리 떠돌다가 불의 신전이라는 곳까지 가게 됐습니다.

그곳을 보고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보물이 산더미처럼 있는 곳이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엄청나게 아름다운 크로메데라는 여자가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재빨리 숨었는데 보아하니 그곳을 지배하는 여자 같았어요.

거기 계속 있다간 경을 칠 것 같아서 작은 물건 몇 개만 집어 들고 눈에 안 띄게 빠져나왔는데 탈출하고 보니 덴라비스가 없더군요.

그후에 제가 황금가지 군단으로 옮겨서 확실한 소식은 모르지만 그 여자에게 잡혀 끝장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동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돌아왔구려!

우리 丹拉比斯 소식은 알아낸 거요?

그렇게 멀뚱하게 서 있지 말고 어서 말해 보시구려.
뭐... 뭐라고? 덴라비스가 죽었을 거라고?

그럴 리가 없수, 그럴 리가!

흑흑흑, 절대로 아닐 거요.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