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잠깐만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데바님!

그 난파선이 어떻게 생겼다고요?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마음에 짚이는 게 하나 있어서요.
아, 잠깐만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데바님!

그 난파선이 어떻게 생겼다고요?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마음에 짚이는 게 하나 있어서요.
(안색이 창백해지며) 설마 아르고스호가...

실은 몇 년 전에 마을 남자들이 배를 타고 베르테론으로 갔습니다. 용족이 천계로 들어올 음모를 꾸미고 있는데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면서요.

떠난 후로 연락이 전혀 없어서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설마 설마 하고 있었지요. 워낙 상황이 급박해서 소식을 전할 틈이 없나 보다 하고요.

그런데 玩家 님 말씀을 듣고 보니 혹시 그 난파선이 아르고스호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말인데 데바님이 확인 좀 해 주시겠습니까? 그 배가 아르고스호인지 아닌지 말입니다.

아르고스호가 출항할 때 모든 사람이 무사히 귀환하기를 바라며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를 걸어 줬답니다.

손상이 심해 배 이름을 확인할 수 없다니 船员的项链이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그 배가 아르고스호가 맞다면 분명 그 목걸이가 남아 있을 겁니다.
확인해 주겠다고 하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船员的项链을 발견하면 가지고 돌아와 주십시오. 그때 떠난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지 확인해야 하니까요.

아, 제발 아르고스호가 아니어야 할 텐데...
오셨습니까? 玩家 님이 떠난 뒤에 키벨리움으로 가서 한참 동안 기도를 올렸습니다.

제발 그 배가 아르고스호가 아니길 빌었지요.

거기에... 船员的项链가 있었습니까?
(떨리는 손으로 목걸이의 이름을 살펴본다.)

갈라수스, 로디아스, 루노세...

아아... 결국 모두 바다에서 잠들었군요.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되다니... 아르고스호가 침몰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마을 가까이 있었는데도 몰랐다니... 얼마나 우리를 원망했을까요.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제 입으로는 도저히 말을 못하겠군요. 데바님께 부탁드려도 될까요?

란티스와 헬리오네, 카마나에게 이 목걸이를 전하고 아르고스호의 소식을 알려 주십시오.

그럼 전 玩家 님만 믿고 아르고스호 선원들을 위해 기도하러 가겠습니다.
하루 종일 서 있으려니 다리가 아프군요.

가끔은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나 후회할 때도 있지만 세상에 마냥 편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게다가 크랄과 싸우려고 먼 베르테론까지 간 형님도 있는 걸요. 거기에 비하면 이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형님은 베르테론에... 베르테론에 있단 말입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목걸이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아아아! 갈라수스 형님이...

흑흑흑... 형님, 형님!

(한참을 오열하다) 형의 유품을 찾아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신은 없지만... 이걸로 무덤이라도 만들어야겠습니다.
아이고, 혹시 로디아스냐?

아, 데바님이셨구려. 난 또 우리 아들이라고.

그래, 데바님이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무슨 일이우?
뭐라고? 잘 안 들려.

그런데 이 목걸이는 웬 거유? 이거 나 가지라고?

(목걸이를 살펴보다 갑자기 눈을 크게 뜬다.)

아니, 데바 양반이 왜 우리 아들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거유?

설마... 우리 로디아스가... 죽은 거유?

아이고, 아이고! 아이온 님도 무심하시지. 앞길이 창창한 젊은것을 데려가시다니.

데려가려면 차라리 이 늙은이나 데려가시지, 아이고, 아이고!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네요.

이렇게 좋은 날에는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아서 마음에 설레요.

그건 그렇고 데바님이 제겐 무슨 일이신가요?
(아무 말 없이 목걸이만 바라본다.)

남편은 늘 입버릇처럼 말했죠, 자기는 영원한 뱃사람이라고. 죽어도 배 위에서 죽고 싶다고.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불길한 소리 하지 말라고 신경질을 냈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마음 한편으로는 이런 일이 생긴 줄 알고 있었나 봅니다. 남편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슬픈 얼굴을 하고 꿈에 나타났었거든요.

무정한 사람, 뭐가 그렇게 급해서... (돌아서며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