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말을 한 적이 있던가? 요즘 악몽을 자주 꾼다네.

마족이 요새를 에워싸는데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 보면 얼굴이 용족이야. 깜짝 놀라 꿈에서 깨면 온몸이 흠뻑 젖어있곤 하지.

도대체 왜 그런 꿈을 꾸는 걸까? 용족과 마족이 절대 손을 잡을 리가 없는데 말이야.
실은 같은 꿈을 계속 꾸는 게 마음에 걸려서 주위에 좀 알아봤다네. 신관과 역사학자, 심지어는 해몽가에게까지 물어봤지.

뭐 비웃어도 어쩔 수 없네. 그렇게 해서라도 불안한 마음을 지우고 싶었으니까.

사람마다 얘기가 다른데 가장 그럴듯한 건 어떤 역사학자의 말이었다네. 시엘의 오른쪽 날개 끝에 강철의 무덤이란 곳이 있는데 그곳에 거대한 무기가 꽂혀 있지.

고대에 살던 거인의 무기다 주신의 무기다라는 설이 많은데 그 학자 말로는 그 무기가 용족의 것이라더군. 그 무기에서 흘러나오는 용족의 기운이 주변에 있는 마족 유령에게 흘러갔을 거란 거야.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이야. 나중에 그 유령이 어떤 괴물로 변할지 모르니 말일세.

골칫거리를 하루라도 빨리 없애야겠는데 그 일을 맡길만한 사람이 없어 걱정이야. 가디언들은 요새를 방어하기도 바쁘니 말일세.

그래서 말인데 자네가 그 일을 해 주면 안 되겠나? 내 보답은 섭섭치 않게 하겠네.
고맙네. 어찌보면 황당한 부탁일 수도 있는데.

준비가 끝나는 대로 강철의 무덤으로 가서 유령을 소탕해 주게. 不死的剑斗兵이고 不死的魔道兵이고 不死的警卫兵이고 간에 모조리 없애면 된다네.

놈들이 어떤 수단을 쓸지 모르니 조심하고 말일세.
자네가 언제오나 계속 문만 쳐다보고 있었다네.

그래, 갔던 일은 어떻게 됐나?

강철의 무덤에 있는 유령들을 소탕했나?
정말 수고 많았네. 학자 말이 맞다면 놈들이 유령이라 해도 용족의 기운을 받아 만만치 않았을 텐데 말일세.

이거 받게. 자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주려고 준비해 둔 거라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유령 몇 없앴다고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긴 무리일 것 같아. 자네만 괜찮다면 강철의 무덤에 있는 유령을 모조리 없애고 싶은데 어떤가?

아, 지금 바로 결정하라는 건 아닐세. 일단은 좀 쉬고 생각이 있으면 다시 날 찾아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