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놈 같으니라고!

갈 곳이 없다기에 먹여 주고 재워 주고 분에 넘치게 잘해 줬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쳐?

나를 아주 우습게 봤다 이거지!
펠로스라고 얼마 전까지 우리 집에 얹혀살던 어린놈 말이오.

형님, 형님 깍듯이 부르면서 따라다니기에 무리에 넣어 줬더니 돈이며 무기를 홀랑 들고 튀었지 뭐요?

없어진 물건도 물건이지만 그놈에게 그동안 속은 걸 생각하면... 아유, 그냥!

생각 같아서는 애들을 모두 풀어 잡아들이고 싶소.
하지만 이 리티에르세스가 애송이한테 당했다고 떠벌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차라리 실력 있는 사람을 하나 고용해서 은밀히 뒤를 쫓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 중이오.

훔친 무기를 다 들고 도망 다니는 게 쉽지는 않을 테고... 내 생각엔 분명 포에타로 간 게 틀림없소.

阿克斯蒙이라고 그런 종류의 무기를 취급하는 무기 상인이 있거든.

어떻소? 듣자 하니 포에타에서 용병으로 일했다던데 이 일을 맡아 주지 않겠소?

돈도 벌고 모처럼 아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니 손해나는 장사는 아닐 것 같은데.
그런데 이름만 갖고는 찾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군.

그 맹랑한 놈이 남의 이름을 팔고 다니지 말란 법도 없으니까. 사실 펠로스가 본명인지도 의심스럽소.

하지만 훤칠하니 키가 크고 잘 생겨서 인상착의를 잘 설명하면 분명 다들 기억할 거요.

만약 阿克斯蒙이 순순히 불지 않으면 뒷거래하는 걸 다 알고 왔다고 을러대시오.

약점을 들이대면 그치도 별수 없겠지.
그러니까 그걸... 다 알고 왔단 말이오?

도대체 왜 나 같은 조무래기를 괴롭히는 거요?

난 그저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 어쩌다 한두 번 그런 것뿐이오.

아는 건 다 말해 줄 테니 그 일에 관해서는 제발 좀 비밀로 해주시오.
이름은 모르겠고 그렇게 생긴 청년이라면 다녀간 적이 있소.

하지만 딱한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단 말이오.

늙은 아버지가 중병에 걸렸다며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눈물을 흘리며 통사정을 하기에 사 준 것뿐이오.

훔친 물건인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소, 진짜요.

지나가는 소리로 칸타스 해안 어딘가에 친구 简妮儿을 만나러 간다고 했으니 그리로 가 보면 뭔가 알 수 있을 거요.
맞습니다. 제가 펠로스의 친구죠.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없습니다.

고향에 계신 아버지에게 부쳐 달라며 돈을 맡기고 떠난 지 좀 됐거든요.

계모 때문에 부친과 사이가 소원해져서 가출하기는 했지만 가끔씩 집에 돈을 부쳐 달라고 부탁하러 왔었어요.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펠로스가요? 설마... 엘리시움에서 작은 사업으로 돈 좀 벌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런 일을 했다니 믿을 수 없군요.

이제 마음잡고 제대로 사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잘은 모르지만 테오보모스로 간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 가면 큰돈을 벌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면서요.

아, 그곳에 克里奥斯라는 전직 서풍의 데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펠로스가 정말... 사고를 쳤다면 그 사람에게 잡혔을지도 모르겠군요. 현상금 사냥꾼으로 유명한 사람이니까요.

혹시라도 크리오스보다 펠로스를 먼저 찾게 되면 자수하라고 설득해 주십시오. 혼자 나서기 힘들면 제가 도와주겠다고 전해 주세요.

천성은 착한 놈이니 잘 타이르면 알아들을 겁니다.
펠로스라고 했습니까? 글쎄요, 그런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없군요.

더구나 리티에르세스가 찾고 있다면 별로 협조할 마음이 없습니다.

뭐, 저도 가끔 그쪽 무리한테 정보를 얻기는 하지만 질이 좋은 자들은 아닙니다.

충고하겠는데 그런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공연히 귀찮은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으면 말입니다.

그런데 펠로스라는 사람은 왜 쫓는 겁니까?
푸하하하, 펠로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시원하게 한 방 먹였군요.

사실 리티에르세스도 펠로스와 별반 다른 녀석이 아닙니다.

시시껄렁하게 무리 지어 다니면서 푼돈이나 뜯는 그런 놈이죠.

어쨌든 여기 테오보모스에는 죄를 짓고 도망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치안이 허술한 데다가 인적이 드물어 범죄자들이 숨어 살긴 최고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