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를 하는 것 같다.) 루미엘... 루미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깨어나며) 너는 누구야? 루미엘은 언제 와?

데리러 올 거라고 했는데.

그때까지 혼자 잘 놀라고 오르골 주고 갔는데...
하지만 루미엘 오지 않았어.

오르골은 벌써 망가졌는데.

노래가 안 나오니까 심심해, 심심하단 말이야!

고쳐 줘, 내 오르골!

잠을 깨운 건 너니까, 고쳐달란 말이야!
데쉬룽 화나면 무서워.

하지만 루미엘이 얌전히 있으라고 했어.

그래야 착한 데쉬룽이라고.

데쉬룽은 착한 데쉬룽이야. 그러니까 오르골을 고쳐 와.
데쉬룽 들었어.

유명한 세공 장인한테 시켜서 만들었다고.

귀여운 데쉬룽을 위해서 주문했다고 했어.

이름이 기억이 안나. 그래도 찾아서 꼭 고쳐 와.
세공을 배우러 온 게 아니시군요.

그렇다고 제작 의뢰를 받으러 온 것도 아니고.

혹시 특별한 물건이라도 주문하시려는 겁니까?

요즘 주문이 많이 밀려 있어서 주문 제작은 좀 힘들 것 같은데...
특별한 물건이 분명하군요. 오드의 기운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게...

이건 제가 고칠 수 있는 수준의 물건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주 오래된 물건 같군요.

이 장식은 분명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아아, 도무지 기억이 안 나네요.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합니다.

꼭 고치고 싶다면 卡奥良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요?

슈고족이긴 하지만 마계 최고의 발명가이자 기술자니까 고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일이냥? 발명 의뢰라도 하려는 거냥?

요즘은 그런 부탁 안 받는당.

연구가 바빠서 말이당, 냥냥.
어디서 구했냥? 보기 드문 물건인데, 갸릉.

(열어 보려다가 화들짝 놀라며) 뭐냥! 슈고 잡을 일 있냥?

이렇게 오드의 기운이 강한 걸 고쳐 달라니, 냥냥!

난 못 고친당. 卢葛布格한테나 가 봐랑.

고대의 아티팩트를 수리하던 녀석이니 혹시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른당, 갸릉.
보보, 아주 묘한 파동이 느껴지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익숙한 느낌도 들어.

뭔가 신기한 물건을 가지고 있지?

보보, 어서 꺼내 보라고.
보보, 이건 아주 옛날 물건이군.

대파국 이전에 만들어진 물건이야.

왜 고장 났을까? 웬만해서는 망가지지 않는 물건일 텐데.

보보, 시원의 아티팩트를 이용하면 망가지기 전으로 돌릴 수 있을 거야.

잠시만 기다려 봐.

(아티팩트에다 오르골을 갖다 댄 후) 자, 이제 됐어! 오르골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로 돌아갔어, 보보.
(잠꼬대를 하고 있다.) 루미엘... 루미엘...

(팔을 흔들자 잠에서 깨며) 누구야, 데쉬룽을 귀찮게 하는 게!

아, 너로구나!

망가진 오르골을 가져간 데바.

오르골은 고쳐 온 거야?
(오르골을 작동시키자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온다.)

(음악에 맞춰 둥실둥실 춤을 춘다.)

아아, 데쉬룽 기분 좋아.

이제 데쉬룽 기분 좋게 루미엘 기다릴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