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당히 신경쓰이는 일이 있습니다. 날벌레 몇 마리가 귀찮게 한다고 해야 되나요?

요새 근처에 천족의 거점이 있다는 거야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 주둔하는 녀석들이 요즘들어 자주 얼굴을 내밀지 뭡니까?

처음에는 잘못 봤나 했죠. 어지간히 간이 부은 녀석들이 아니고서야...

하지만 희멀건 피부에, 때가 꼬질꼬질한 날개를 보니 천족이 맞더군요.
우리의 동태를 정찰하는 듯 하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도망가는 모양이 은밀하고 빠른 걸 보니 특수 훈련을 받은 놈들 같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붉은 헤시아 레기온과 비슷하겠죠. 아무튼 숫자는 적지만 잡기가 까다로운 녀석들입니다.

벌레 같은 놈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 주시겠습니까? 요새에 다시 얼씬도 못하게끔 말이예요.
천족의 이름은 拉比乌斯와 梅尔库斯입니다. 놈들을 쓰러뜨리고 증거로 머리카락을 잘라오세요.

어느 정도 잘라야 되나구요?

조금 잘라오든 많이 잘라오든 당신의 자유입니다.

천족의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만든다고 해도 말리진 않겠습니다.

어차피 형식적인 증거로 필요한 것이니까요.
천족 놈들은 찾아내셨습니까?

날쌘 놈들이라 잡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찾아낸 후엔 바로 처치하셨겠죠?
설마 이걸로 절 속이려는 건 아니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라고 보기엔 길이며 색깔이 너무 똑같은 걸요.

다시 기회를 드릴 테니 임무를 마저 완수해 주십시오.
수고하셨습니다.

키벨리스크로 다시 부활하겠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얼씬거리지 않겠군요.

받으세요. 상부에서 내려온 포상금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