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데바님, 조만간 테오보모스로 떠나신다면서요?

엿들으려고 한 게 아니라 다른 분들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거든요. 호호호, 기분 나쁘신 건 아니죠?

그곳에 있는 분께 전할 게 있는데 괜찮으면 부탁을 좀 하려고요.

작은 물건이니 가는데 짐이 되진 않을 거에요.
(은색 배지를 보이며) 이거에요. 별로 안 크죠?

데바님이 우리 마을에 오시기 전에 현상금 사냥꾼들이 왔었거든요.

여자 둘과 남자 하나였는데 그 남자분이 제게 마음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골은 장대한데 연애에는 숙맥인지 한 마디도 못하고 빙빙 돌다가 떠나는 날 제 앞에 이걸 던지고 가지 뭐에요?

얼떨결에 받긴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네요. 이런 말하면 그렇지만 전 떠돌이는 싫거든요.

이걸 돌려주고 확실히 거절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제가 테오보모스까지 갈 순 없잖아요.

그러니 데바님이 좀 전해 주세요.
자, 받으세요. 그 현상금 사냥꾼 이름은 埃斯特拉多斯에요.

그분께 잘 말해 주세요. 마음은 고맙지만 아무래도 우린 인연이 아닌 것 같다고. 나중에 나보다 더 좋은 여자 만나면 그 여자에게 주라고 말이에요.

이곳에서 떠날 때 테오보모스 결계탑 마을로 간다고 했는데 서두르면 거기서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어쩌다 여기까지 왔소?

우리 같은 현상금 사냥꾼들에겐 테오보모스가 천국이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여긴 그다지 좋지 않은 곳인데...

혹시 뭐 좋은 건수라도 있는 거요? 그런 게 있으면 나도 좀 끼워주시오.
(배지를 살피며) 아, 이걸 유프로시네 마을에서 떨어뜨렸었나 보구려.

어쩐지 아무리 찾아봐도 안 나오더라니.

그나저나 아이페인지 아이포인지 하는 여자는 도대체 뭐라는 거요? 자길 잊어달라고?

허참, 착각도 자유지, 웃음이 다 나오는구려. 난 그 마을에 그런 여자가 있는지도 몰랐소.

어쨌거나 배지 가져다 줘서 고맙소. 현상범을 100명 이상 잡은 현상금 사냥꾼에게 주는 거라 아주 아끼는 물건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