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그리 바쁘게 뛰어가오?

하긴 나도 당신만할 땐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지.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뒤쳐질까 봐 할 수 있는 일엔 모두 도전했소.

그러다 어비스 전투에까지 참여했다오. 그곳에서 전쟁이라면 아주 신물나게 했지.

그러다 보니 생각이 바뀌더구려. 이제 좀 여유를 갖고 한가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말이오.

그래서 이렇게 엘리시움으로 돌아와 근위병으로 일하고 있다오.
아직까진 지금 생활이 맘에 드오.

심심하면 현자의 서고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기도 하고 몸이 근질근질하면 결투의 전당에 가서 한판 붙기도 하고, 비번일 때는 외항에 있는 주점에서 한 잔 하면서 한창 때 무용담을 얘기하면서 말이오.

그러고 보니 함께 싸웠던 전우들이 생각나는구려. 다들 잘 살고 있는지...

어비스에서 같이 돌아오긴 해도 근무지가 다르니 얼굴 한 번 보기 어렵구려.

말 나온 김에 친한 친구에게 안부 편지나 써봐야겠소.

혹시 테오보모스로 갈 일이 있소. 그러면 당신 편에 편지를 전하고 싶은데...
잘됐구려. 그럼 잠깐만 기다려 주시오. 아주 잠깐이면 되오.

(종이에 뭔가를 쓴 다음 봉투에 접어 넣는다.)

자, 받으시오. 이걸 德米斯에게 전해 주시오.

전에 烈士荒地로 발령을 받았다고 했으니 그리로 가면 만날 수 있을 거요.
실례지만 성함과 목적지를 알려주시겠습니까?

아, 여기를 지난 분들께 모두 묻는 질문이니 기분 나빠하지 마십시오.

워낙 위험한 곳이라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는지 나중에 확인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이건 무슨 편지죠?

(봉투를 뜯어 편지를 읽으며) 이건 울베르트가 보낸 편지 아닙니까?

엘리시움에서 근위병으로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편지를 접으며) 휴식 시간 때 읽어봐야겠습니다. 너무 좋은 선물을 가져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