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그러니까 나, 루크만이 아직 데바로 각성하기 전 누이와 형님이 있었네.

누이는 하녀로, 형님은 짐 나르는 일꾼으로 나호르 고성에서 일했지.

일은 고되지만 보수가 넉넉하다고 했었다네.

누이와 형님은 종종 마을에 들러 돈과 먹을 걸 주고 갔고 부모님은 그들을 자랑스러워했지.
하지만 마을에 전염병이 돌자 성주가 나호르 고성의 문을 닫았고 누이와 형님을 본 건 그때가 마지막이었네.

고성 안의 사람들이 위험을 피해 더 깊숙한 곳에 있는 아드마 성채로 들어갔단 얘기를 듣고 작은 희망을 품었다네.

혹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누이와 형님은 무사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하지만 나는 알게 됐네. 저주를 받아 아드마 성채가 언데드들만 남은 지옥이 된 것을.

누이와 형님은 성 안에 있었으니 영주나 다른 자와 마찬가지로 언데드가 됐을 거야.

재앙이 그들만 피해 가지는 않았을 테니까.
점점 많은 데바들이 오고 있다네. 그들은 아드마 성채를 찾고 있지.

엘림들은 브루스트호닌이 예전과 같아질 거라고 희망을 가지지만 누이와 형님을 생각하면 나는 마음이 아프다네.

언데드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네. 그들은 곧 아드마 성채를 찾은 정의의 불꽃을 가슴에 품은 이의 손에 쓰러지겠지.

하지만 정의의 길을 걷고자 하는 나는 차마 그들을 해칠 수가 없네. 아니, 확인하기 조차 두렵다네.

자네가 도와주겠나? 사랑하는 누이와 형님이 아직까지 언데드가 되어 방황하고 있으면... 내 대신 자네가 쓰러뜨려 주게나.
우리 남매들은 외조모께 유품을 하나씩 물려받았다네.

누이는 锁链项链를, 형님은 铜戒指를, 나는 은 팔찌를 받았지. 그런 소중한 유품에 누이와 형님의 한이 맺혀 있는 건 너무 슬퍼.

그러니 아드마 성채에 있는 不死族仓库工人과 女妖女仆, 女妖清洁夫를 처치하다가 구슬 목걸이나 구리 반지를 발견하게 되면 내게 가져와 주게. 부탁하네.
사람들은 참으로 덧없는 미련을 가질 때가 있지.

특히나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을 실감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이 허다하기도 하지.

과연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죽은 사람이 아닌 산 사람의 영혼을 치유해 주는 일도 참 정의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네.
누이와 형님이 지니고 있을 외조모의 유품인 铜戒指와 锁链项链를 찾아 그들의 넋을 위로해 주고 싶네.

혹시나 不死族仓库工人과 女妖女仆, 女妖清洁夫에게 목걸이나 반지를 찾게 되면 내게 가져다 주시게.

내가 정말로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산 사람의 마음은 위로할 수 있지 않은가.
이건 우리 외조모에게 물려받은 반지와 목걸이가 아닌가.

그토록 찾았었는데, 결국 우리 누이와 형님도 언데드가 됐었군...

이 유품들에 서려있는 원망과 한은 내가 잘 달래 주도록 하겠네.

자네 덕에 이제 더이상 아드마 성채를 바라보며 마음을 졸이진 않을 수 있겠어... 참으로 정의로운 일을 해 주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