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년 축제가 제일 좋아요.

멋진 데바님들이 각성 기원을 해주시면 당장이라도 날개가 돋아날 것만 같아요.

게다가 축원금 받는 재미도 쏠쏠하다고요!
작년에는 축원금으로 50만 키나도 넘게 받았어요.

그런데 엄마가 어린 아이가 큰 돈을 가지고 있으면 잃어버리게 되니 맡아주겠다고 가져가서는 아직도 안 줘요.

올해는 절대 엄마에게 주지 않으려고요.

데바님도 물론 저에게 각성 기원을 해주시겠지요?
우리 엄마한테 데바가 되고 싶다고 하면 그러지 말고 영혼 치유나 마석 제거 기술을 배우는게 어떠냐고 해요.

그러면서 신년 축제가 되면 꼭 저에게 나가서 각성 기원을 받고 오라고 하죠.

무슨 속셈인지 뻔히 알지만 뭐 어린이가 별 수 있나요? 어른이 시키는대로 해야지.

축원금은 얼마나 주실 건가요? 요새 물가가 많이 올랐다면서요?
데바가 되면 뭐가 좋은가요?

신년 축제 때 축원금도 받을 수 없잖아요.

그래도 어른이 돼서 축원금도 받을 수 없을 땐 데바가 더 좋을 것 같긴 해요.

날아다닐 수도 있고, 멋진 옷도 입고 다니고...

그나저나 축원금을 얼마나 많이 주시려고 그렇게 뜸을 들이시는 거예요?
물가를 감안했을 때 100키나는 좀...

하지만 주시는대로 받아야지 별 수 있나요.

각성 축원은 이게 어때요?

'부디 신년 축제 때 축원금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는 인간으로 남도록 기원한다.'

어때요?
1000키나면 많지도 적지도 않네요.

그래도 요즘에는 아무래도 10000키나가 대세라고요.

뭐, 받는 입장에서 이런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데바님들 사이에서는 축원금을 많이 낼수록 사냥운이 좋다는 말이 있던데...
이야! 10000키나를 주시겠다고요?

저 데바님을 존경하게 될 것 같아요. 커서 꼭 데바님처럼 훌륭한 분이 되겠어요.

그리고 혹시 우리 엄마를 만나면 저에게 10000키나를 줬다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고맙습니다!
충격이네요!

어른들이 돈 없다고 하는 건 다 거짓말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 돈이 없는 어른도 있군요.

그렇게 빈털털이로 다니다 비행이동할 돈도 없을 땐 어쩌려고 그래요?

축원금으로 받은 키나가 꽤 많이 모였는데, 좀 드리고 싶은 심정이로군요.
액수는 적지만 어쨌든 고마워요.

엄마가 음식 상인이라 요리 솜씨는 끝내줘요. 엄마가 만든 이 떡국 좀 드셔 보세요.

그리고 신년에는 데바님도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네, 꼭 데바가 될게요. 어른이 되어서 더이상 축원금을 받을 수 없을 때 말이에요.

신년 축제가 일년 내내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신년에 데바님께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랄게요.

떡국은 식기 전에 드세요.
정말 고맙습니다. 엄마가 큰 돈을 주신 데바님께는 큰 절을 올리라고 하셨어요.

(큰 절을 한다.)

신년에도 12주신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바라요.

이건 떡이 12개 든 떡국인데 12주신의 은총을 상징한대요. 식기 전에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