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들에 비해 학식도, 신앙심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신앙심이 깊은 분을 보면 무척 존경스럽답니다.

전에 제 농장에 한 순례자가 머문 적이 있습니다.

눈빛만 봐도 뭔가 원대한 목표를 가진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저는 그분께 방을 내주고 며칠 편히 쉬실 수 있도록 돌봐 드렸습니다.

그분께서는 자신을 순례자라고 밝히며, 자신의 꿈은 천계의 모든 성소를 순례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저는 그분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말입니다.

그분이 좀더 머물며 가르침을 주길 바랬지만 이틀을 머무신 뒤 떠나 버렸습니다.
헌데 오늘 그분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편분과 함께 마을을 떠나 주미온 협곡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阿娜希亚 님께 이것을 드리고 싶으나, 농부가 밭일을 거를 수는 없지요.

데바님, 부디 이것을 朱米温峡谷에 계시다는 순례자님께 전해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그분이 순례를 하면서 드실 수 있도록 말린 포구스 고기를 준비했습니다.

이걸 그분께 전해 드리고 제가 존경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 주십시오.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이 몸 뿐입니다.

하지만 성스러운 기운을 머금은 이 땅을 밟음으로써 저 역시 성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안락한 잠자리와 기름진 음식보다 더 소중한 것은 바로 영혼의 풍요로움입니다.
그런 말을 들으니 부끄럽군요.

사실 저와 남편은 시무르그에게 식량을 모두 잃고 곤란해 하던 참이었습니다.

저희가 간절히 원하는 걸 때마침 보내주신 그분께 오히려 저희가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 곳까지 와주신 데바님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