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로) 휴우, 이렇게 횡포를 부려도 거래를 끊을 수가 없네요.

트리피드 말이에요. 이랄시그 마을에서만 나는...

트리피드 열매가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서 이랄시그 마을에 주문을 넣어 두었죠.

물건이 오기로 한 날짜가 지났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네요. 늦는다는 연락도 없고 말이죠.
트리피드 열매가 없다고 하면 궁성 고객님들이 매우 화를 내실 텐데...

장사는 신용이 생명이거든요.

한번 신용이 떨어지면 손님들이 가게를 잘 찾지 않으신답니다.

안 그래도 슈고 상인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다 손님 다 뺏기겠어요.
아무래도 직접 가서 물건을 받아와야 할 것 같은데...

玩家 님이 이랄시그 마을에 있는 泰高尔에게 트리피드 열매 상자를 받아다 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요새 밖을 나가기도 힘든 처지지만 玩家 님은 데바니까 이랄시그 마을 정도는 금세 다녀올 수 있잖아요.

부탁드립니다, 玩家 님!
泰高尔는 모르헤임의 이랄시그 마을에 있습니다.

허리가 아프다면서 식품 상점에서 자주 쉬는 것 같으니 거기서 찾아보면 될 거예요.

트리피드 열매 상자를 받으실 때 자꾸 이렇게 늦으면 거래를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말도 전해 주시고요.
솔직히 말이죠, 발롬 삼 남매가 마을을 휘어잡고 나서 사정은 나아졌습니다. 먹고 살 걱정은 없거든요.

하지만 제 몸이나 마음 고생은 옛날보다 더 심한 것 같습니다.

발롬 비위를 맞추는 게 밭 한 마지기를 일구는 것보다 힘이 더 든다니까요.

그나저나 이곳엔 무슨 일이십니까? 농부의 한탄이나 들으려고 온 것은 아닐 테고...
아, 라피온이 부탁한 트리피드 열매 말이죠.

그거라면 이제 제 소관이 아닙니다.

比拉夏克한테 가 보세요. 발롬 농장의 트리피드 관리는 전부 그가 맡았으니까요.

늘 무슨 일 없을까 궁리하며 발롬 근처를 맴돌던 비라샤크가 한 건 해낸 셈이죠.
신세 한탄이나 하면서 유유자적 지내던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막상 일거리를 맡게 되니 참 성가시군요.

테코르는 늘 농장일 똑바로 하라고 잔소리를 하지만 그게 어디 뜻대로 됩니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는 법이거든요. 주신만이 아실 천재지변 같은 것 말입니다.

이래저래 힘들어 죽겠는데, 설마 데바님도 제게 잔소리를 하러 오신 건 아니겠죠?
안 그래도 벨루스란에 보낼 열매 상자를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약속이 늦어진 것은 미안하지만 발롬 님이 같이 한 잔 하자는데 거절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발롬 님의 말 상대가 되어 주는 것은 트리피드 농사일 만큼이나 중요하다고요.

아무튼 데바님이 직접 찾으러 와 주셔서 저는 편하게 되었네요. 이 트리피드 열매 상자를 拉毗雯에게 전해 주면 됩니다.
제가 왜 이런 옷을 입고 있는지 아세요? 저는 원래 간결하고 실용적인 옷을 좋아한답니다.

하지만 슈고를 능가하는 상인이 되려면 첫인상이 중요해야 한다며 이 옷을 추천해 주시더군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번영의 데바님께서 하신 말이니 믿고 따라야죠.

그런데 트리피드 열매 상자는 가져오신 건가요?
틀림없는 이랄시그 마을의 트리피드 열매군요.

상자의 포장도 꼼꼼하고, 물건의 양도 정확해요.

약속 날짜를 어긴 것은 화가 나지만 물건이 훌륭하니 이번은 참아야겠네요.

잘못한 건 이랄시그 마을 쪽인데 괜히 玩家 님만 고생하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