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쿠룽룽, 제 명에 못 살 것 같당.

세니르가 아침 저녁으로 와서 들볶으니 누군들 버티겠냥?

냥, 데바는 세니르가 거래처에 얼마나 깐깐하게 구는지 모를 거당.

오죽하면 별명이 독사겠냥, 갸릉.
세니르가 주문한 술이 아직 안 왔당.

납기일이 벌써 삼 일이나 지났는데 쿠로칭은 도대체 물건을 왜 안 보내주는 건지, 갸릉.

세니르에게 시달리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 검은구름 무역단의 신용이 떨어질까 봐 더 걱정이당.

오늘도 물건이 안 올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안 되겠당.

데바, 미안하지만 인테르디카 요새로 가서 물건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주면 안 되겠냥?
데바는 마음씨가 참 곱구낭, 갸릉.

이번 물품 담당은 쿠로칭이당. 가서 눈의 축복이 어떻게 됐냐고 물어랑. 내가 보냈다고 하면 무슨 얘긴지 알거당.

그리고 납기일을 삼 일이나 넘긴 것에 대해 직접 세니르에게 사과하라는 말도 전해줘랑.

그럼 부탁한당, 갸릉.
표정을 보니 내게 할 말이 있는 것 같구낭.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봐랑.

무역단 기밀만 빼고 뭐든 알려 주겠당, 냥냥.
이크, 파쿠룽룽이 보낸 사람이었구낭.

안 그래도 파쿠룽룽에게 연락하려고 했었는데 그 눈의 축복 말이당.

실은 슈라크 해적들에게 약탈 당했지 뭐냥? 강철갈퀴 호라고 데바가 아는지 모르겠당.

강철갈퀴 후트킨이란 악명 높은 선장이 모는 해적선인데, 갸릉.

다른 데서 눈의 축복을 구해보려고 했지만 그게 아주 추운 지방에서만 나오는 과실주라서 말이당. 새로 구하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구낭.

미안하지만 塞尼尔에게 진짜 미안하다고 내년엔 꼭 구해다 주겠다는 말을 전해 주면 안 되겠냥? 냥, 그럼 난 데바만 믿겠당, 갸릉.
피곤해 보이시는군요.

그럴 땐 따뜻한 메튜 스프에 멜라 주스를 곁들이면 좋은데 어때요?

생각 있으시면 빈자리에 앉아 계세요.
아니, 뭐라고요! 눈의 축복을 슈라크에게 뺏겼다고요? 이런 바보 같은 것들!

아...제가 조금 흥분을 했었네요.

물건을 배달 못 할 것 같으면 미리 말하면 되는데 괜히 바쁘신 데바님만 오라가라하고 못됐다.

어쨌거나 소식을 전해 줘서 고마워요. 데바님이 아니면 무작정 기다릴 뻔했네요.